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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해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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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해철

The Dream Of A Fresh Water Eel 2018

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
나를 깎고 잘라서
스스로 작아지는 것뿐
이젠 버릴 것조차
거의 남은 게 없는데
문득 거울을 보니
자존심 하나가 남았네
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
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
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
소리를 듣네
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
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
성난 파도 아래 깊이
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
나 언젠가
심장이 터질 때까지
흐느껴 울고 웃다가
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
익숙해 가는
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
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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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끄러운 게으름
자잘한 욕심들아
얼마나 나일 먹어야
마음의 안식을 얻을까
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
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
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
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
두려움 때문이지만
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
성난 파도 아래 깊이
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
나 언젠가
심장이 터질 때까지
흐느껴 울고 웃으며
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
아무도 내게
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
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